#이성학 ♥ [무역관 르포] 아시아를 바라보는 스페인의 달라진 시선이 우리에게 주는 기회

#이성학 ♥ [무역관 르포] 아시아를 바라보는 스페인의 달라진 시선이 우리에게 주는 기회

#이성학 ♥ [무역관 르포] 아시아를 바라보는 스페인의 달라진 시선이 우리에게 주는 기회 | 2018-04-30 11:18:04

- 스페인은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실현 중인 아시아와의 관계 확대 목표 -

- 우리 기업에 문화 연계 소비재 수출 및 투자유치 증진의 기회가 될 것 -  

 

 


스페인, '2018-2022 스페인의 대아시아 전략적 비전' 발표


지난 2018년 2월, 스페인 외교협력부는 '2018~2022년 스페인의 대아시아 전략적 비전'을 발표했다. 해당 문건에서 아시아는 경제발전 수준, 문화적 전통, 사회정치적 모델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대륙으로, 인구학적 중요성과 경제적 역동성을 지난 '기회의 대륙'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세계인구 54%, 도시인구의 46%가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는 2017년 기준 전 세계 GDP의 30%를 차지하며, 해당 수치는 2020년 43%, 2050년 52%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에서는 구매력, 경제력 및 사회적 권력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중산층 혁명'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앞으로 2000~2025년 사이 아시아 내 중산층이 26억500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아시아의 질적 성장을 바라보며, 스페인은 중남미와의 연대, EU 회원국 지위, 아시아 지역 분쟁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는 '중간국'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아시아 내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스페인은 '자율적이고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하는 국가'로 아시아 지역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5년간 스페인은 대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전략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인사 교류 및 방문 확대, 대화채널 확보, 경제공동위원회 신설 등과 같은 활동을 전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근 EU국가에 비해 대아시아 정책이 제한적이었음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 국가와의 우호적인 관계와 활발한 교류를 위해 우선순위 선정 및 각 기관의 활동 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대아시아 전략 강화를 위해 의원 외교를 포함한 모든 대외정책 수단을 활용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스페인의 목표와 운영방안

 

아시아 국가와의 밀접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는 다양한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도시화 및 도시개발, 무역, 관광협력, 과학기술, 안보, 대테러, 재난관리, 대체에너지, 인권, 스페인어 홍보를 대아시아 협력 중점 분야로 선정했다. 또한 경제적인 면에 있어 민관 참여를 통한 '신 실크로드' 관련 스페인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유럽 주재 아시아 기업들의 스페인 투자유치를 위한 활동계획 수립 및 브렉시트 대비 국가 전략 통합을 구상하기로 목표했다. 그 밖에, 양자 또는 다자 프로그램을 통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구개발혁신 네트워크 촉진이나 투자 및 인재 유치를 위해 스페인 내 창업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내걸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운영 방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문건에서 스페인 정부는 외교정책 위원회를 통한 제반 부처 간 의견 수렴 촉진, 분야별 대아시아 계획 수립 및 이에 따른 구체적 활동 계획 설정, 관할 부처들의 '부서 간 실무그룹' 시범 사업 실시를 통한 실무차원의 대아시아 관련 업무 수행 등을 논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지침이나 사업은 윤곽이 드러나 있지 않다.

 

다각적인 접근 방식

 

통상적인 면에 있어, 아시아는 세계 경제성장의 동력이자 중산층 확대의 중심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의 대아시아 수출은 전체 수출의 10%에도 미치지 못함을 지적하고 있다(EU의 대아시아 수출은 평균 약 20%). 이를 타개하기 위해 스페인의 문화산업, 스페인어 교육, 물류, 통신 부문 등에서의 성장을 통해 아시아 시장진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은 아시아 중산층의 새로운 소비패턴에 따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 부문을 보유하고 있어, 농수산이나 소비재 부문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등 도시계획, 환경관리 관련 서비스 부문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하는 세계적인 자국기업의 활동 반경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스페인은 중남미나 중동시장의 통신, 재생에너지, 건설·엔지니어링 산업을 선도하는 자국 기업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기업의 아시아시장 진출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국제적 정세를 이용한 아시아 지역과의 거리감 줄이기도 적극 검토 중이다. 스페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향후 세계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점과, 미국의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에서 탈퇴한 점을 들어, 이는 EU에 FTA 협상을 통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교역관계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한국과는 2011년 FTA 체결). 또한, 영국의 브렉시트가 스페인에 있어 아시아 기업의 투자유치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브렉시트 이후 아시아 파트너국들의 역내 시장 접근성을 위해 스페인이 상대적 이점을 지닌 부문에서 동 국가들에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스페인은 잠재 투자자들에게 브렉시트로 인한 각종 변수를 안내하고, 다자경제 포럼 및 스페인-이사아 기업인 회의에서 아시아의 투자 대상 지역으로의 스페인을 홍보하며, 이를 통해 스페인 경제발전과 고용을 촉진해 나가는 것을 꾀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의 대표산업인 관광업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한 아낌 없는 지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 중 아시아인은 2~2.5%에 불과하지만, 2016년만 하더라도 중국 및 한국인 관광객이 무려 50% 증가했다. 특히 아시아 관광객의 1인당 소비수준은 매우 높은 편으로, 중국인의 경우 평균 2800유로를 지출한다. 이러한 아시아 관광객 유입 확대로 스페인-아시아 간 항공 노선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2016년에는 마드리드-상하이·홍콩·도쿄·델리 간 직항 노선이 신규 개설됐으며, 2017년에는 바르셀로나-서울·홍콩·상하이 직항 노선이 신설됐다. 스페인 당국은 소비력이 큰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최근 중국 12개 도시에서 비자 발급 센터를 신설하는 등 아주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기회

 

스페인이 이번에 발표한 '2018~2022 스페인의 대아시아 전략적 비전'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인 아시아 시장을 확실히 공략함으로써 수출을 확대하고 대형 투자자본도 유치해 자신들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얻고자 함에 있다. 따라서 언뜻 보면 스페인의 이러한 전략이 우리 기업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 할 수 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스페인의 이러한 접근 방식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이 있다. 바로 그것은, 과거 스페인은 아시아를 '먼 지역에서 값싼 공산품을 납품해 주는 제조공장' 정도로 인식했다면, 앞으로는 아시아를 '자신들의 사업을 번성시켜 줄 수 있는 상호호환적 협력자'로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시아 시장에 직접적으로 들어가 아시아인들을 상대로 사업관계를 맺어야 한다면, 그들의 문화와 경제, 사회 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이다.

 

스페인이 아시아에 점점 다가가고자 할수록 우리기업도 스페인 시장에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만들어질 것이다. 아시아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은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이는 문화적인 요소와 깊은 관계가 있는 소비재 판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아시아에 대해 알면 알아갈수록 아시아의 '것'에 관심을 갖고 이러한 것을 갖고자 하는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에 대한 문화적 또는 사회적 호기심이 소비재 판매 증가로 연결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K-Beauty로 대변되는 한국 화장품 소비이다. 유럽이나 북미 브랜드의 화장품이 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던 스페인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한국제품이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고 외관 디자인이 눈길을 끌기 때문에 성공한 부분도 있지만, 화장품이라는 제품의 특성 상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없었다면 이러한 성공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앞으로 고공성장이 기대되는 또 다른 문화 연계 소비재는 식품이다. 아시아의 식문화라면 중식과 일식 밖에 모르던 스페인 소비자들이,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이나 태국, 인도 등 더욱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먹거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알아가고자 한다 .이러한 분위기 덕분에 이제 웬만한 대형슈퍼마켓이나 백화점 식료품 매장에 가면 아시아 소스류나 식자재, 음료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게 됐다. 물론 한국 식자재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어, 일부 한국 식품기업에서는 이미 현지 대형 유통매장을 중심으로 고추장, 초장, 간장, 불고기소스와 같은 장류 및 소스류를 판매 중이다. 이러한 문화 연계 소비재 시장이 계속 확대된다면 머지 않아 한국 유명 스타(가수, 배우)들이 입는 의류나 액세서리에 관심을 가짐으로, 이른바 K-Fashion이 스페인에 상륙하는 날도 꿈꿔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현지 창업을 통한 스페인에서의 비즈니스 기회 창출도 노려볼 수 있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스페인은 '창업가 및 국제화 지원을 위한 법률 14/2013'을 통해 스페인 내 외국인 투자 및 인재 유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스페인 무역투자진흥청(ICEX)은 2016년부터 Rising Start Up Spain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스타트업을 적극 유치 중이며, 이들이 스페인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관련 링크: http://news.kotra.or.kr/user/globalBbs/kotranews/6/globalBbsDataView.do?setIdx=322&dataIdx=165811)


전통적인 수출 방식이 아닌 직접적인 진출을 통해 유럽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면 스페인이 그 해법이 될 수 있다. 4600만 명의 인구와 800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는 스페인은 그 자체로도 큰 시장이지만, 인근 서유럽국가와 비교해 물가나 인력비용이 저렴해 초기진출 시 경제적 부담이 덜하다. 또한 역사 및 사회, 경제적 깊은 연대를 갖고 있는 중남미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도 함께 얻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스페인과 한국 간의 교류 확대는 자연스레 스페인 기업의 국내 투자유치로 이어진다. 이미 Inditex를 위시한 스페인의 유명 패션기업들은 한국시장에서 다수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ICEX(스페인 무역투자진흥청)는 한국을 아시아의 주요 전략적 진출국가로 인식해 식품(돼지고기, 와인, 올리브 등), 자동차부품 제조, 비디오게임 제작, 건설디자인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 또는 북미 화해가 진전돼 온전한 평화체제 구축 단계까지 발전한다면, 한반도 지역에 제조는 물론 건설·엔지니어링, 물류·유통,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투자가가 대폭 늘어나는 상황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자료원: 스페인 외교협력부, ICEX(스페인무역투자진흥청), 스페인 통계청,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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